
계단 몇 칸 오르내렸다고 다리를 절뚝인다

소형견 키우는 집이라면 다들 한 번쯤 본 장면이 있다. 신나게 뛰어다니던 강아지가 갑자기 뒷다리 하나를 살짝 들고 세 다리로 콩콩거리는 모습. 몇 초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져서 그냥 넘어가기 쉬운데, 이게 슬개골 탈구의 초기 신호인 경우가 많다.
소형견에게 유독 많은 이유, 그리고 등급별 증상

슬개골은 무릎뼈다. 대퇴골 앞쪽에 있는 도랑을 따라 움직이면서 다리를 굽히고 펴게 해주는데, 이 도랑이 얕거나 다리뼈 정렬이 틀어지면 무릎뼈가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빠진다. 몰티즈, 포메라니안, 치와와, 요크셔테리어 같은 견종은 이 구조 자체가 선천적으로 약한 경우가 많아서 전체 탈구 환자 중 상당수를 차지한다. 유전이 큰 요인이긴 한데, 여기에 비만이나 미끄러운 바닥, 반복적인 점프 착지 같은 후천적 요인이 겹치면 발병 시기가 빨라지고 증상도 심해진다.
등급은 보통 1~4등급으로 나눈다. 1등급은 손으로 밀어야 빠지고 바로 제자리로 돌아와서 평소엔 티가 안 난다. 2등급부터는 걷다가 스스로 빠졌다 들어갔다 하면서 간헐적으로 다리를 든다. 3~4등급은 무릎이 거의 항상 빠져 있거나 손으로도 잘 안 들어가는 상태라 다리 모양 자체가 휘어 보이기도 한다. 초기엔 몇 초 절다가 멀쩡해지는 게 반복되니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쉬운데, 이 시기에 관리를 시작하느냐 방치하느냐 차이가 꽤 크다.
바닥, 체중, 산책 습관이 다 무릎으로 연결된다
예방에서 가장 실천하기 쉬우면서 효과 큰 부분은 의외로 바닥이다. 미끄러운 마룻바닥은 걸을 때마다 무릎 관절에 비트는 힘을 준다. 매트나 러그로 미끄럼을 줄이고, 소파나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습관이 있으면 미끄럼 방지 계단이나 경사로를 놓아주는 게 좋다. "우리 애는 잘 뛰어내리니까 괜찮다"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, 착지 충격이 매번 누적되면 어린 나이에도 탈구가 진행될 수 있다.
체중도 문제다. 표준 체중보다 10% 이상 초과하면 관절 부담이 눈에 띄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여러 수의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. 반대로 뒷다리 근육이 튼튼하면 슬개골을 잡아주는 힘이 강해져서 탈구 진행이 늦춰진다. 사료량 조절하면서 평지 산책으로 근력 유지하는 게 기본이고, 이미 탈구 진단받은 애라면 등산이나 계단보다는 평평한 곳에서 짧고 자주 걷는 편이 안전하다.
놀이 방식도 은근 영향을 준다. 뒷다리로 서서 원 그리며 도는 동작, 사람 무릎에서 뛰어내리는 습관, 목줄 세게 당기며 걷는 훈련… 다 무릎에 안 좋다. 특히 하네스 없이 목줄만 쓰면 앞으로 튀어나갈 때 몸 전체가 뒤틀리면서 무릎에 순간 하중이 걸리기 쉽다. 산책엔 하네스를 쓰고, 급격히 방향 트는 놀이보다는 직선으로 걷거나 부드럽게 회수하는 놀이가 낫다.
등급별로 관리법이 다르다
| 등급 | 주요 증상 | 관리 방법 |
|---|---|---|
| 1등급 | 손으로 밀어야 빠짐, 평소 정상 보행 | 체중 관리, 미끄럼 방지, 정기 관찰 |
| 2등급 | 걷다 간헐적으로 다리를 듦 | 관절 영양제, 근력 운동, 환경 개선 병행 |
| 3등급 | 자주 빠지고 스스로 잘 안 들어감 | 수의사 상담 후 보존적 치료 또는 수술 검토 |
| 4등급 | 항상 빠진 상태, 다리 변형 가능 | 대부분 수술적 교정 필요 |
3~4등급으로 진행되면 대퇴골 도랑을 깊게 만들거나 힘줄 위치를 교정하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. 다만 정확한 등급 판정과 치료 방향은 동물병원 진료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고, 관절 영양제는 보조 역할일 뿐 구조적 문제 자체를 해결해주진 않는다는 점은 기억해두는 게 좋다.
Leave a Reply